유혜주, 조정연 「우리는 사랑 안에 살고 있다」
평소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인 '리쥬라이크'를 운영하는 유혜주, 조정연 부부가 쓴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이 부부의 영상은 항상 사람들에게 따뜻한 에너지를 주는 느낌이라 책도 기대가 됐는데 읽으면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우리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차분히 풀어내고 있다. 책 속에서 사랑은 단순히 감정적인 설렘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고 말한다.
솔직히 나는 아직 결혼이나 깊은 사랑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사랑이란 특별한 무언가라기보다는 우리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다. 상대를 응원하는 작은 말 한마디, 힘들 때 옆에서 조용히 있어주는 존재, 그리고 서로를 위해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노력 같은 것들이 결국 사랑이라는 걸 이 책이 알려준 것 같다.
아이가 기억을 못 한다고 해서 아무 말이나 막 해도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가 지금 유준이에게 하는 말과 행동은 기억으로는 남기 힘들겠지만 감정이나 정서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결혼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요즘 주변에서 저출산이나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는데 결혼 생활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솔직히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 있는 따뜻함과 성장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팀이 되어 살아가는 과정이 단순히 ‘행복하다’는 느낌을 넘어 어떻게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가는지 배울 수 있었다. 아직 사회 초년생인 나에게도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 속에서 결혼이나 사랑이 주는 안정감과 행복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했다.
"우리가 싸울 때 결국엔 한 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어 사과를 할 텐데,
그땐 아무것도 따지지 말고 무조건 받아주자. 알겠지?"
고집을 꺾고 자존심을 버리고 사과를 한다는 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만약 사과를 했는데도 상대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용기를 내어 사과한 사람은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니 누구라도 먼저 사과를 한다면 무조건 받아주자는 약속을 했다. 용기 있는 사람이 사과를 할 수 있고, 사과를 받아주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사과를 하는것도 용기, 그 사과를 받아주는것 역시 용기다.
책에서 가장 큰 울림을 준 건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힘이었다. 사랑은 단순히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말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아끼고 돌보는 마음에도 꼭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나는 가끔 세상이 무섭게 느껴지고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은데 그런 내게 ‘괜찮아, 잘 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느낌이었다. 사랑이라는 게 항상 드라마틱하지 않아도 평범한 하루 속에서 계속 우리를 지탱해주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됐다.
나는 적어도 내 사람은 무조건적으로 믿는다. 다만 믿을 만한 사람인지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내 기준에서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느껴지면 그 믿음 안에서는 모든 걸 해줄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믿음을 보여주지 못하면 신뢰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함께 살아가며 그 믿음을 잘 유지해나가는 것은 부부생활에서 가장 중요한것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사랑 안에 살고 있다'는 단순히 부부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게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우리에게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전달해주는 책이다. 읽으면서 따뜻한 위로를 받은 건 물론이고 앞으로 내가 만들어갈 사랑의 모습도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요즘처럼 세상이 복잡하고 두려운 순간이 많을 때 정말 큰 힘이 되는 존재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